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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찻길 위에 머무는 한 문장, 군산을 기억하다

경암철길마을, ‘기찻길에서 만난 문장 하나’로 여행의 감성을 더하다

전성룡 기자(jsl021@hanmail.net)2025-07-03 09:37:04


낡은 철길을 따라 걷다 보면 시간도 천천히 흐르는 것 같다. 군산의 경암철길마을, 이곳은 언제나 그랬다. 정지된 듯한 공간 속에서 오래된 기억들이 고요히 숨 쉬고, 여행자들은 그 기억과 눈을 맞춘다.  


올여름, 군산시는 이 철길 위에서 특별한 문화 실험을 시작했다. 이름하여 ‘기찻길에서 만난 문장 하나’. 익숙한 골목에서 마주한 한 문장이 여행자의 마음을 머물게 한다. 단순한 관광이 아닌, 문장을 통한 ‘기억의 채집’이다.  


이 행사는 군산과 관련된 도서 속 글귀를 따라 적고, 사진과 함께 SNS에 인증하는 ‘필사 이벤트’다. 오는 20일까지 이어지는 이 체험은 단지 이벤트를 넘어, 도시와 나를 연결하는 ‘문장 한 줄의 감동’을 전하고 있다.  


철길 한복판에 자리한 작은 책방, ‘기찻길 책방’은 이번 행사에서 가장 특별한 공간이다. 책방 안엔 군산의 시간과 정서가 고스란히 담긴 60여 권의 책이 놓여 있다. 지역 작가의 글, 여행자의 시선, 역사와 추억이 녹아든 문장들. 방문객은 그 중 한 문장을 골라 손으로 꾹꾹 눌러 쓴다. 때론 서툴게, 그러나 진심으로. 그 문장은 곧, 그 사람이 만난 군산의 인상이 된다.  


◎책 속에서 찾은 군산, 손끝으로 남긴 감정

사람들은 말보다 문장으로 더 오래 기억한다. 낯선 도시에서 문장 하나를 베껴 쓰는 일, 그것은 군산을 마음에 새기는 일과 다름없다. 행사는 단순한 경품 이벤트 이상의 의미를 담는다. 시민이 쓴 글귀, 여행자가 선택한 문장이 이 도시를 다시 살아 숨 쉬게 한다.  


참여자들은 필사한 문장과 함께 철길의 감성을 담은 사진 3컷을 SNS에 공유하고, 현장 QR코드로 응모하면 추첨을 통해 모바일 편의점 쿠폰이 제공된다. 당첨 여부와 관계없이, 참여자 전원에게는 10월 ‘군산시간여행축제’에 사용할 수 있는 ‘모아모아 시간’ 1시간 권도 주어진다. 이 한 시간은 또 다른 추억을 쌓는 시간의 씨앗이 된다.  


◎철길을 따라 걷는 기억의 여행, 군산은 여전히 이야기 중이다

경암철길마을은 오래 전 종이공장과 역을 잇던 산업 철로였다. 세월이 지나 철길 위엔 더 이상 기차가 오가지 않지만, 사람들의 발걸음은 여전히 멈추지 않는다. 매년 수십만 명이 옛 교복을 입고, 달고나를 맛보며, 그 시절 놀이에 웃음을 터뜨리는 이곳. 그리고 이젠 그들 손끝에 ‘문장 하나’가 더해진다.  


최미숙 군산시 관광마케팅 계장은 “문장 하나로 도시의 감성과 기억을 나누는 이번 행사가 군산만의 색을 깊이 있게 전달하길 바란다”라며, “앞으로도 군산 고유의 정서를 담은 관광자원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확산하겠다”고 전했다.  


철길 위에 놓인 문장, 그것은 다정한 기록이다. 누군가는 사랑을, 누군가는 회한을, 또 다른 누군가는 작은 감사를 써내려간다. 그렇게 경암철길은 또 하나의 페이지를 쌓아간다. 이 여름, 문장 하나로 군산을 만나보자. 그리고 언젠가, 그 문장이 나를 다시 이곳으로 데려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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