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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행정

전북·군산, RE100 국가산단 ‘마지막 승부수’

정부, 내년 상반기 국가산단 시범지역 전국 단 1곳 선정

전남과 다시 맞붙어…이번에 밀리면 미래산업 기반 흔들

전성룡 기자(jsl021@hanmail.net)2025-12-15 09:54:06


정부가 2026년 상반기 RE100 국가산업단지 시범지역을 전국 단 1곳만 선정하기로 하면서, 전북과 전남이 또다시 대형 국책사업을 놓고 정면 충돌이 불가피하다. 불과 얼마 전 인공태양 연구시설(핵융합 실증로) 유치전에서 전남에 밀린 전북으로서는, 이번 RE100 산단 경쟁이 사실상 미래 산업정책의 명운을 가를 마지막 기회라는 위기감이 지역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  


지역 정치권과 경제계에서는 “이번마저 놓칠 경우 전북·군산은 국가 첨단산업 지도에서 구조적으로 배제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공개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 “송전 중심 반도체 체제 한계”… 대통령, 산업 입지 대전환 공식화

이 같은 위기감은 최근 대통령의 발언으로 더욱 증폭됐다. 지난 1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AI 시대의 K-반도체 육성전략 보고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수도권 송전망 의존형 산업구조의 한계를 직접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외부 전력을 끌어다 쓰는 송전망 건설은 엄청난 사회적 갈등을 유발한다”며 “송전거리 비례 요금제와 지산지소 원칙에 따른 전기요금 체계 전환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는 반도체·이차전지·AI 데이터센터 등 전력 다소비 산업을 전력 생산지 중심으로 재배치하겠다는 정책 전환을 공식화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 전북도의회 “용인 LNG는 임시처방…정부 기조에 맞는 곳은 새만금”

전북도의회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11일 전북도의회 균형발전특별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 부족을 LNG 발전으로 메우겠다는 계획은 탄소중립과 RE100이라는 글로벌 기준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땜질식 처방”이라고 비판했다.  


특위는 “대통령이 언급한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남쪽’은 바로 새만금”이라며 “새만금은 이미 3GW급 태양광·풍력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며, 해상풍력 확장까지 가능한 국내 유일 입지”라고 강조했다.  


■ ‘전력난 용인’ vs ‘RE100 직결 새만금’… 구조부터 다른 경쟁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삼성·SK 대규모 투자로 15~16GW에 달하는 전력 수요가 예상되지만, 이를 충당하기 위한 초고압 송전선로 건설은 주민 반발과 장거리 송전의 경제성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


기술적으로도 초고압 송전은 설비용량 대비 약 25% 수준만 안정적으로 송전 가능하다는 제약이 있다. 반면 새만금은 재생에너지 단지와 산업단지가 물리적으로 결합된 구조로, 송전망 증설 없이도 RE100 직접 PPA(산단 내 생산·소비)가 가능한 국내 유일 지역으로 평가된다.  


전력 분산형 구조로의 전환이라는 정부 정책 방향과 입지·전력·송전 구조 모두에서 가장 정확히 맞물리는 곳이 새만금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 전남은 이미 총력전… 전북 “이번엔 시간 없다”

RE100 국가산단은 특별법 제정이 전제 조건이지만, 지난달 국회 법안심사소위에서 국민의힘 반대로 논의가 보류되며 연내 통과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전남·광주 정치권은 “특별법만 통과되면 1호 산단 지정은 전남이 유력하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며, 정부·여당 설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남도는 이미 수년 전부터 RE100 데이터센터·이차전지 클러스터 전략을 선제적으로 준비해 왔으며, 부지 정비와 환경영향 검토, 재생에너지 연계 시나리오까지 상당 부분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전북은 인공태양 유치 실패 이후에도 초기 메시지 대응이 늦었다는 내부 반성이 나오고 있다. 지역 전문가들은 “전남이 판을 짜놓은 상황에서 전북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 결과는 뻔하다”고 경고한다.  


■ “새만금은 전북·군산 경제의 마지막 기회”

전북도는 최근 정부에 새만금 RE100 산업벨트 조성안을 공식 제안하며 뒤늦게 총력전에 돌입했다. 도 관계자는 “RE100 산업은 글로벌 공급망의 기본 조건”이라며 “새만금은 이론이 아니라 당장 구현 가능한 유일한 해답”이라고 강조했다.  


군산시도 사활을 걸고 있다. 시 관계자는 “RE100 국가산단은 산업단지 하나를 더 만드는 문제가 아니라, 서남권 전력체계와 대한민국 산업지도를 다시 그리는 국가 프로젝트”라며 “부지·전력·송전 구조에서 새만금을 대체할 지역은 없다”고 말했다.  


지역 경제계의 인식은 더욱 절박하다. 조성용 군산상공회의소 회장은 “새만금은 국가산단·자유무역지역·항만·공항 등을 모두 갖춘 전국 유일의 글로벌 산업 플랫폼”이라며 “이번 기회를 놓치면 전북과 군산의 산업 회복은 장기적으로 불가능해질 수 있어, 모든 역량을 결집해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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