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이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아닌 시대, 하지만 경기 침체 속에서 양육비 부담이 가중되면서 반려인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사료값부터 병원비까지, 일부에서는 경제적 이유로 반려동물을 유기하거나 파양하는 사례가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일부 동물병원에서 불투명한 진료비 책정과 과잉 진료 논란이 끊이지 않으며, 보호자들의 경제적 부담과 불신을 키우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군산시가 반려동물 보호자와 동물병원이 상호신뢰할 수 있는 진료 환경을 구축하고, 과도한 진료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물병원 실태 점검에 나섰다.
◇“진료비 얼마인가요?”
반려견을 키우는 김소빈(28) 씨는 동물병원을 방문할 때마다 고민이 많다. 정확한 진료비를 사전에 알 수 없을뿐더러, 진료 과정에서 보호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추가 검사가 진행되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다.
“작은 진료라고 생각했는데, 검사 후 치료비가 몇십만 원이 나와 당황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며, 병원마다 진료비 차이가 너무 크고, 같은 치료라도 비용이 천차만별이라는 점에서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한국소비자연맹 조사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동물병원 평균 진료비는 1회 10만 원에 육박한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소비자 10명 중 8명이 병원비 부담을 느낄 정도다. 자연스레 펫보험이나 펫적금에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보호자들은 예측 불가능한 병원비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실제로 동일한 진료나 수술임에도 불구하고 병원마다 가격이 다르다. 사람 병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의료수가를 정하지만, 동물병원은 병원별 자율 책정 방식이다. 이 때문에 보호자들은 가격 비교가 어렵고, 과잉 진료나 과다 청구 가능성에 불안해한다.
◇군산시, 19개 동물병원 운영 실태 점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군산시는 4월 1일부터 5월 16일까지 지역 동물병원을 대상으로 운영 실태를 점검한다. 이번 점검은 단순한 단속이 아닌, 병원 투명성을 높이고 보호자와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목표다. 점검반은 주요 동물병원을 직접 방문해 다음과 같은 사항을 중점적으로 확인할 예정이다.
▲진료비 게시 여부: 병원 내부 및 외부에 진료비가 명확히 게시되어 있는가? ▲중대 진료 시 보호자 사전 설명·동의 절차 준수 여부: 보호자의 동의 없이 검사가 진행되지 않는가? ▲수의사 처방관리시스템 운영 적정성: 처방전 발급 및 진료기록부 작성·보존이 제대로 이루어지는가? ▲허위·과대광고 여부: 검증되지 않은 치료 효과를 광고하고 있지는 않은가?
점검 결과 진료비 게시를 하지 않은 병원에는 시정명령이 내려지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1차 위반 시 30만 원, 2차 위반 시 60만 원, 3차 위반 시 9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특히 보호자들의 불만이 꾸준히 제기된 병원들은 우선 점검 대상에 포함된다.
◇반려동물 건강검진
반려동물의 건강을 위해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지만, 보호자들은 높은 비용 부담으로 인해 검진을 미루기 일쑤다.
A 동물병원에 따르면, ▲기본 검진 (10만 원 중후반 ~ 20만 원 초중반) → 3세 이하 반려동물을 위한 기본 검사로, 신체검사(귀, 눈, 치아, 골격), 혈액검사, 방사선 검사, 전염병 검사 등이 포함된다.
▲스탠다드 검진 (30만 원 초중반 ~ 50만 원 이상) → 5세 이하 반려동물을 위한 중급 검진으로, 기본 검진 항목에 혈액 항목 추가, 복부 초음파, 소변 검사 등이 포함된다.
▲정밀 검진 (최소 50만 원 ~ 100만 원 이상) → 6세 이상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스탠다드 검진 항목에 호르몬 검사, 심장 초음파 등이 추가된다.
◇투명한 진료 환경, 모두가 신뢰하는 동물병원으로
반려동물 보호자들의 가장 큰 바람은 ‘신뢰할 수 있는 병원’이다. 이번 동물병원운영실태 집중 점검이 보호자와 병원이 상생할 수 있는 첫걸음이 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단순한 단속을 넘어, 동물병원의 표준 진료비 체계 마련과 진료 과정의 투명성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또한, 동물병원 관계자들도 보호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 스스로 투명한 진료 환경을 조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시의 한 관계자는 “반려동물도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보호자가 믿고 맡길 수 있는 동물병원 문화 정착을 위해 지속적으로 제도를 개선하고 관리·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600만을 넘어선 지금, 보호자와 병원 간의 신뢰 회복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앞으로 동물병원이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지, 보호자들의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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