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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살리려 바다로 뛰어든 10대…의로운 죽음 기려야!

희생 절대로 헛되지 않도록 ‘의사자(義死者)’ 지정 검토 목소리

군산타임즈()2025-10-02 09:39:54


군산의 바다가 한 소년을 삼켰다. 그러나 그의 마지막 순간은 두려움이 아니라 용기였으리라. 친구를 살리겠다는 단 하나의 마음으로 차가운 물살에 몸을 던진 10대 A군. 그는 끝내 돌아오지 못했지만, 남겨진 사람들의 가슴 속에는 ‘살신성인’의 이름으로 영원히 살아있다.  


지난 9월 26일 이른 아침, 군산 해망동 동백대교 인근에서 친구 B양이 바다에 몸을 던졌다. 이를 목격한 A군은 먼저 구조 신고를 했지만, 상황이 다급해지자 망설임 없이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출동한 해경이 B양을 구해냈으나, A군은 물살에 휩쓸려 사라졌다. 그리고 사흘 뒤, 사고 지점에서 4km 떨어진 바닷가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자기 목숨보다 친구가 먼저였던 아이, 그 숭고한 선택이 너무 가슴 아프다.” 지역 주민들은 눈물을 감추지 못한다. 각박한 세상 속에서 남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버린 A군의 희생은 우리 사회에 커다란 울림을 주고 있다.  


지금, 시민들 사이에서는 그의 이름이 국가적으로 기억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의사자(義死者)’ 지정이다. 의사자는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하려다 숨진 이에게 주어지는 명예로, 지정되면 유가족에게도 국가적 예우와 지원이 주어진다.  


실제로 과거에도 이웃을 구하다 희생된 사례들이 의사자로 인정돼 국가가 그 숭고한 죽음을 기려왔다. 2025년 초 대구에서는 얼음이 깨져 빠진 친구들을 구하다 숨진 13살 소년이, 또 2018년 강릉에서는 지체장애인 친구를 살리려다 목숨을 잃은 50대 남성이 의사자로 인정된 바 있다.  


“의로운 희생이 절대로 헛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A군의 가족이 겪는 상처는 결코 메워지지 않겠지만, 최소한 사회가 그의 용기를 기억하고 예우해야 한다.  


바다는 한 소년의 생명을 앗아갔지만, 그가 남긴 사랑과 용기는 여전히 파도처럼 번지고 있다. 국가는 이제 그 이름을 불러야 한다. ‘의사자 A군’. 그것이 남겨진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예의이자, 의로운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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