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 공식 유튜브 채널이 구독자 2만 명을 돌파하며, 지자체 홍보 채널의 지형을 바꾸는 ‘성공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단순한 시정 알림을 넘어 과감한 기획과 몸을 사리지 않는 연출로 대중성과 화제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평가다. 군산시 유튜브는 이제 ‘잘 만든 지자체 채널’ 수준을 넘어, 전국 지자체가 참고하는 사례로 자리매김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 같은 성과는 외부 평가에서도 확인된다. 최근 충주시 유튜브 채널 운영자인 김선태 팀장(일명 ‘충주맨’)은 한 방송에서 “지금 가장 주목하는 지자체 채널은 군산”이라고 언급하며 군산시 콘텐츠의 파괴력과 경쟁력을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전국 최상위권 지자체 유튜브 채널조차 군산을 ‘견제 대상’으로 거론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 성공 요인 ① ‘시정 홍보’의 틀을 깨다
군산시 유튜브의 가장 큰 경쟁력은 기존 행정 홍보의 문법을 과감히 벗어났다는 점이다. 정책 설명 중심의 정형화된 방식 대신, 캐릭터와 상황극, 이른바 ‘B급 감성’ 연기와 밈(meme) 활용을 전면에 내세우며 공무원 채널이라는 선입견을 허물었다.
특히, 박지수 주무관을 중심으로 한 출연진의 높은 몰입도와 기획력은 “공무원이 아니라 크리에이터 같다”는 평가를 끌어냈다. 정보 전달은 자연스럽게 녹이고 재미를 전면에 배치한 전략이 젊은 층은 물론 타 지역 구독자까지 끌어들이는 동력이 됐다.
■ 성공 요인 ② ‘진성 구독자’가 만든 확장성
인구 약 26만 명 규모의 군산시에서 구독자 2만 명을 확보했다는 것은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지역 주민 중심의 일회성 구독이 아니라, 콘텐츠 자체에 매력을 느낀 ‘진성 구독층’이 형성됐다는 방증이다.
최근 공개된 공공배달앱 ‘배달의 명수’ 홍보 영상 ‘BUGGY BOUNCE’는 이러한 확장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아이돌 뮤직비디오를 연상케 하는 연출과 중독성 있는 음원은 “공무원 영상 맞아?”, “서울 사는데 배명 깔아도 되나요?”라는 반응을 이끌어내며, 지역 정책 홍보가 전국적 화제로 확산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 이제부터가 관건… ‘성공 이후’의 과제
다만 구독자 2만 명 돌파는 완성점이 아니라 새로운 단계의 출발선에 가깝다. 군산시 유튜브가 일회성 화제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가 남아 있다.
첫째, 콘텐츠의 장기적 세계관 구축이다. 캐릭터와 설정을 일관되게 확장해 ‘군산 유튜브만의 서사’를 만들어야 한다. 이는 단발성 소비를 넘어 다음 콘텐츠를 기다리게 만드는 핵심 요소다.
둘째, 정책 홍보와 재미의 균형이다. 파격적 연출이 강점인 만큼 자칫 ‘재미만 남고 메시지는 흐려지는’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 군산시만의 방식으로 정책 효과와 시민 체감도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기획력이 요구된다.
셋째, 조직 차원의 안정적 지원이다. 개인의 열정에 의존하는 구조를 넘어, 인력·예산·기획 권한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지속 가능성이 담보된다. ‘잘 되는 채널’일수록 행정 내부의 보호와 이해가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 지자체 홍보를 넘어 ‘도시 브랜드 미디어’로
군산시 유튜브는 이제 단순한 시정 홍보 수단을 넘어 도시의 이미지를 만들고 확산하는 ‘도시 브랜드 미디어’로 진화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충주맨의 인정과 네티즌의 호응, 그리고 구독자 수라는 객관적 지표는 그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앞으로 군산시 유튜브가 ‘잘 노는 공무원 채널’을 넘어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적 미디어로 성장할 수 있을지, 지자체 홍보계의 시선이 그 다음 행보에 쏠리고 있다.
■ 유튜브 담당자 특별승진 놓고 ‘설왕설레’
군산시는 지난달 13일 유튜브 담당자인 권영 주무관(전산 8급→7급)과 박지수 주무관(행정 9급→8급)의 특별승진을 발표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시민을 직접 마주하며 성과를 쌓아온 ‘보이지 않는 업무’가 상대적으로 평가에서 소외됐다는 지적과 함께, 업무의 본질보다 ‘보여지는 성과’가 우선시되는 것 아니냐는 공정성 논란을 제기했다.
충분히 제기될 수 있는 문제지만, “열심히 일하면 보상받는 조직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조치”라는 군산시의 설명에 공감하는 시민도 적지 않다.
여기에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도 여러 차례에 걸쳐 업무보고 등의 자리에서 '일잘하는 공무원에 대한 평가를 긍정적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취지를 밝힌바 있어, 이번 특별승진에 대한 시민 공감이 크다. 열심히 일하는 만큼 복상 받는 문화는 박수받아 마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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