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거리의 찬바람 속에서도 사람들을 발걸음 멈추게 하는 따뜻한 공간이 있다. 바로 붕어빵 가게다. 가게라곤 하지만, 대부분이 노점상이다. 달콤한 팥 향과 바삭한 반죽이 어우러지는 붕어빵은 서민들의 대표적인 겨울철 길거리 간식이며, 겨울만의 특별한 정취다.
하지만, 최근 팥과 밀가루 등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노점상들의 고심은 깊어지며 그 옛날 1,000원에 다섯 개를 살 수 있었던 붕어빵이 천원에 세 개·두 개까지 급기야 한 개 1,000원에 팔리는 시대에 살게 됐다.
노점상 주인들은 "오는 손님들마다 비싸다고 이야기하는데 작년 가격으로 팔기에는 이윤이 남지 않아서 정말 난감하다"라고 한숨 쉬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도 바삭한 겉과 달콤한 팥이나 고소한 앙금 을 가득 품은 붕어빵의 매력을 버리긴 쉽지 않다. 붕세권이란 말이 생기고 붕어빵 지도가 만들어질 만큼 시대의 변화 속에서도 붕어빵의 따뜻한 맛과 추억은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잊히지 않고 있다.
이런 이유로 당근마켓과 군산맛집밴드, 네이버 카페 등을 비롯한 다양한 커뮤니티에서 많은 사람이 직접 방문했던 후기를 작성하며 붕어빵 정보에 대해 자유롭게 공유하고 맛집 정보를 나누고 있어 눈길이 쏠린다.
절기상 가장 춥다는 소한을 보내고 대한을 앞둔 시점에, 추운 날씨 붕어빵의 고소한 냄새에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붕어빵 한 마리의 따뜻함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그래도 아직 3개 2,000원인 곳이 많은 우리 지역 붕어빵 가게, 곳곳마다 각기 다른 매력과 특색을 가지고 있는 붕어빵 명소를 몇 군데 둘러봤다.
1. 조촌동 – 골목 속의 붕어빵 천국
조촌동의 주택가 골목에는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소문난 붕어빵 노점이 제법 많다. 그 중 ▲제일고 학교 앞 ▲교육문화회관 앞은 물론 ▲농협 뒤쪽 ▲시청 건너편 작은 골목에 있는 붕어빵 노점은 고소한 맛과 충분한 팥소가 들어있어 지역 주민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동양마트 근처에서 파는 국화빵(붕어빵은 아니지만)은 10개 3,000원이라는 착한가격과 일품인 맛 덕분에 입소문을 타는 중이다.
2. 수송동 – 청춘의 붕어빵 스팟
젊은 층을 위한 트렌디한 카페, 술집이 밀집돼있어 그런지 진한 슈크림 맛으로 젊은 세대의 입맛을 사로잡은 ▲수송제일아파트 근처의 붕어빵 가게가 꽤 인기다. 붕어빵틀에 붕어빵을 담아주는 탓에 색다름을 느낄 수 있다는 평이다.이와 함께 ▲다이소 인근 ▲은혜산부인과 근처에 붕어빵 노점 등은 다양한 맛의 붕어빵으로 유명하다.
특히 붕어빵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수송동 천사누리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11월부터 3월까지 한 달에 2번, 주민과 어려운 이웃에게 직접 붕어빵을 만들어 제공하고 있어 눈길이 모아진다.
3. 소룡동·산북동 – 붕어빵, 추억을 파는 곳
▲소룡동 우체국 앞의 붕어빵 노점은 군산 사람들의 추억이 담긴 장소다. 이곳에서는 팥 붕어빵뿐 아니라 어묵도 함께 판매하며, 따뜻한 국물 한 모금과 붕어빵 한 입으로 겨울을 이겨내는 사람들이 많다. 이와 함께 ▲동아아파트 앞 ▲코렉스마트 근처를 비롯한 거리마다 노점상들이 자리잡고 있다. 특히 ▲코오롱 아파트 근처 붕어빵 가게는 밤 11시까지 영업하는 것으로 알려져 늦은 귀가로 출출해진 직장인들의 허기를 달래주고 있다.
단골고객들은 “이곳의 붕어빵은 어릴 적 먹던 그 맛”이라며 “아이들과 함께 이곳에 오면 붕어빵을 기다리는 시간이 즐겁다. 이곳의 붕어빵은 특별히 바삭해서 멀리서도 찾아온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5. 경암동 – 여행객도 반한 붕어빵
군산의 대표 관광지인 경암동 철길마을 인근에서도 붕어빵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의 붕어빵은 바삭한 피와 달콤한 팥소로 여행객들의 입맛을 사로 잡는다.
“붕어빵은 겨울의 작은 행복이에요. 이런 소소한 것들이 삶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 같아요,”라며 붕어빵을 나눠 먹던 한 부부가 미소를 지었다.
4.지곡동·나운동 -세대 간 대화가 이뤄지는 공간
기본적으로 붕어빵은 팥앙금을 주재료로 하지만 ▲지곡동 군산착한과일 가게에서는 팥, 슈크림은 물론 고구마·크림치즈·피자 등 다양한 속재료가 등장하여 그 풍미와 재미를 더하고 있다. 아울러 ▲따뜻한 매력을 지닌 차병원 공영주차장 앞 ▲붕어빵 맛집으로 소문난 남중 근처 등이 있다.
노점을 운영하는 주인은 “다양한 맛을 제공해 젊은 세대도 많이 찾아온다”며, “이곳은 붕어빵 하나로 세대 간 대화가 이루어지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지역 골목 곳곳에서 긴 세월 동안 주민들에게 소소한 행복을 선사하며 사랑받아온 붕어빵은 저렴한 가격으로 누구나 부담 없이 사 먹을 수 있던 서민들의 겨울 간식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경기 불황과 물가 상승으로 어려운 시기지만, 겨울날의 특별한 행복을 전해줄 붕어빵 맛집을 찾아가 작은 위로와 기쁨을 받아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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