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근대미술관(구 18은행)은 오는 24일부터 8월 10일까지 ‘민병헌 그레이’라는 제목으로 민병헌 작가의 초대전을 연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가 직접 촬영하고 인화한 아날로그 스트레이트 포토그래피 작품 20여 점이 출품된다.
민병헌 작가는 ‘아날로그 사진의 대가’로 불리며, 흑백 사진의 무수한 회색조를 정교하게 조율해 서정적 감성을 담아내는 독보적인 스타일을 구축했다. 그의 사진은 빛과 원근을 배제한 흐릿한 화면 안에서 동양화 혹은 추상화를 연상시키는 회색의 미학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에서는 대표 시리즈인 [Weed], [Deep Fog], [River], [Snowland], [Waterfall], [Sky], [Nude], [Bird] 등을 통해 자연과 일상의 풍경들이 환상적이면서도 본질적인 형상으로 드러나는 모습을 만날 수 있다.
40년 넘게 자신만의 창작 세계를 지켜온 민병헌 작가의 사진은 단순한 기술적 재현을 넘어 감성적 경험을 확장시키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디지털 이미지 홍수 속에서도 그는 빛과 어둠이 교차하는 다층적 세계를 ‘내면의 시’로 풀어내며, 연출 없이 대상의 본연의 미를 차분하게 드러낸다.
민병헌 작가는 “결국 지나고 보면 내가 세상을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는가가 남는다. 제 작품은 제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한다기보다는 제가 찾은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거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그의 작품은 특정한 의미를 강요하지 않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과 감정을 고요하게 공유한다. 이번 전시는 관람객들로 하여금 각자의 기억과 감정을 떠올리며 내면과 마주하는 시간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민병헌 작가는 ‘회색의 미학’을 주제로 한 다양한 개인전과 국립현대미술관,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MoMA SF), 프랑스 국립조형예술관, 암스테르담 라익스뮤지엄 등 국내외 주요 미술관에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군산근대미술관의 한 관계자는 “민병헌 작가의 사진을 통해 관람객들이 자연과 자신 내면의 이야기를 함께 느끼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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