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준 군산시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대규모 기업 투자와 국가예산 확보 등 주요 성과를 내놓으며 군산의 새로운 도약을 강조했다. 그러나 굵직한 사업들이 실제 일자리와 지역경제 회복으로 이어지기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아, 앞으로의 시정은 발표한 성과보다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얼마나 만들어내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김 시장은 지난 8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새만금신항 관할 확정과 2027년도 정부예산안 1조3,000억원 반영, 현대차그룹의 새만금 9조원 규모 투자 등을 주요 성과로 제시했다. 군산조선소의 완성선 건조 재개 추진과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 지정,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 피지컬AI 산업 육성 등도 군산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내세웠다.
이들 사업은 침체된 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산업구조를 다양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대규모 투자 발표가 곧바로 일자리 창출이나 시민 소득 증가로 연결되는 것은 아닌 만큼 실제 사업 추진 과정과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새만금 투자는 전체 투자금 가운데 실제 군산에 집행되는 금액과 지역 업체의 공사·납품 참여 규모, 신규 채용 인원 등이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지 않고 일할 수 있는 안정적인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투자 효과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까지 이어져야 시민들도 경제 회복을 실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예산 확보 성과 역시 실제 사업 추진과 연결해 살펴봐야 한다. 군산시는 2027년도 정부예산안에 역대 최대 규모인 1조3,000억원이 반영됐다고 밝혔지만, 국회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되는 예산과 실제 집행되는 금액은 구분할 필요가 있다. 사업별 국비 확보액과 지방비 부담 규모, 착수 시점 등을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한정된 재원을 미래산업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복지·교통·교육·안전 등 시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가 소외되지 않도록 균형을 유지하는 일도 중요하다.
시민과의 소통도 앞으로의 시정을 평가할 주요 기준이다. 김 시장은 취임 후 50일 동안 27개 읍면동을 방문해 180건의 현장 의견을 청취했으며, 시장실을 청사 1층으로 옮기는 등 시민과의 거리를 좁히는 행보를 보여왔다.
그러나 시민의 목소리를 듣는 것과 실제 불편을 해결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접수된 건의사항 가운데 해결된 사안은 얼마나 되는지, 처리 중인 민원과 장기 검토가 필요한 사안에는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지 구체적인 후속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특히 시민들이 자신의 건의사항이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진행 상황과 결과를 공개한다면 현장 중심 소통의 실효성도 높아질 수 있다.
새만금신항 관할 확정 이후의 대응도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오랜 지역 현안이었던 관할 문제가 일단락된 만큼 앞으로는 군산항과 새만금신항의 연계 운영, 배후 물류단지 조성, 관련 기업 유치와 항만 일자리 확대 등 실질적인 경제적 효과를 만들어내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관광 분야 역시 근대역사문화유산과 고군산군도를 활용한 체류형 관광도시 구상이 관광객 증가에 그치지 않고 숙박과 음식점, 전통시장 등 지역 상권의 매출 확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구체적인 추진계획과 성과 관리가 필요하다.
물론 취임 100일이라는 짧은 기간에 대규모 산업투자와 기반시설 사업의 최종 성과까지 요구하기는 어렵다. 상당수 사업은 중앙정부와의 협의와 행정절차, 민간기업의 투자 결정 등을 거쳐야 하는 만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사업이 현재 어느 단계까지 진행됐고, 앞으로 언제 무엇을 추진할 것인지, 일정이 지연될 경우 어떤 대책을 마련할 것인지 시민들에게 설명하는 일은 미룰 수 없다.
군산은 조선·자동차 산업의 회복과 신산업 육성, 인구 유출 대응, 원도심 활성화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여전히 많다. 대기업의 투자 유치가 새로운 산업 기반을 만드는 출발점이라면, 이를 지역 기업의 성장과 청년 일자리, 시민 소득 증가로 연결하고 그 혜택이 소상공인과 농어촌 주민에게까지 확산되도록 하는 것은 앞으로 군산시가 풀어야 할 숙제다.
김 시장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경제 성장의 결실을 반드시 시민 여러분께 두텁게 돌려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이제 시민들이 궁금한 것은 투자 규모가 얼마나 큰지가 아니라 언제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확보한 예산이 어디에 쓰이며, 생활 속 불편이 얼마나 해결되고 있는지다.
취임 100일 동안 제시한 성과와 청사진이 앞으로의 시정 운영을 위한 출발점이었다면, 남은 임기에는 그 계획을 얼마나 충실하게 실행하고 결과를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보여주느냐가 김재준호의 진정한 성적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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