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동안 울산조선소의 블록 공급 기지에 머물며 제한적으로 가동돼 온 HD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마침내 제이오션중공업에 인수되며 독자적인 완성선 건조 기지로의 ‘완전 정상화’를 향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HD현대중공업과 제이오션중공업은 26일 오후 2시 군산조선소 본관에서 ‘군산조선소 자산 양수도 및 사업협력 본계약’을 공식 체결했다.
이번 본계약은 지난 3월 13일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유)과 HD현대중공업이 체결한 매각 합의각서(MOA)의 결실로, 4월부터 진행된 현장 실사와 긴밀한 협상을 거쳐 인수 주체인 제이오션중공업이 출범함에 따라 성사됐다.
이날 서명식에는 양도인인 HD현대중공업 금석호 사장과 양수인인 제이오션중공업 하화정 대표, 한국토지신탁 최윤성 부회장이 참석했다. 아울러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이원택 전북도지사 당선인, 김재준 군산시장 당선인, 김의겸·박희승 국회의원 등 정·관계 및 언론계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군산조선소의 새 출발을 축하했다.
■ ‘유휴 자산 매각’ vs ‘규모의 경제 달성’… 윈-윈(Win-Win) 평가
이번 계약은 양사의 이해관계가 철저히 맞물린 전략적 선택으로 평가받는다. HD현대중공업은 유휴 자산을 매각함으로써 재무 건전성을 한층 강화하는 동시에, 확보된 자금을 바탕으로 차세대 친환경 선박 연구개발(R&D)에 집중할 수 있는 동력을 얻게 됐다.
제이오션중공업은 그동안 고질적인 부지 부족 문제로 성장의 한계를 겪어왔으나, 이번 인수로 대형 조선사로 도약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를 단숨에 실현했다.
군산조선소는 18만 톤급 벌크선 기준 연간 12척을 동시에 건조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도크(700m)와 1,650톤급 골리앗 크레인을 보유하고 있어 최적의 인프라를 자랑한다.
■ 2029년 완전 가동 목표… 3년간 HD현대중공업 기술·물량 전폭 지원
새로운 주인은 맞이한 군산조선소는 단계적인 정상화 로드맵을 밟을 예정이다. 인수 초기인 올해부터 내년까지는 과도기로 기존의 블록 생산 체제를 유지하는 동시에 완성선 건조를 위한 공정 설비 전환을 순차적으로 추진한다.
이어 2028년에는 신조선 수주를 본격화하고 생산 시스템을 최적화하며, 매각 3년 차인 2029년에는 군산에서 독자 제작된 완성선을 공식 진수하고 완전한 정상 가동 체제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매각 이후에도 안정적인 연착륙을 위해 양사의 동행은 지속된다. HD현대중공업은 향후 3년간 군산조선소에 블록 물량을 지속적으로 발주해 초기 가동률을 보장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설계 용역 지원, 원자재 구매 대행은 물론 스마트 조선소 기술까지 전폭적으로 이전하여 조기 안착을 도울 계획이다.
■ 지역 경제 부활 기대감 속 ‘고용 승계·RG 발행’ 과제도 남아
이번 본계약 체결로 인해 군산지역 사회와 조선 업계의 기대감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한때 멈춰 섰던 조선 생태계가 복원되면서 관내 195곳의 조선 기자재 업체가 다시 활력을 찾고, 인근 군산 오식도동 상권 회복 등 지역 경제 전반에 전방위적인 낙수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기존 군산조선소 인력에 대한 고용 승계가 얼마나 원만하게 이뤄질지가 향후 노사정 갈등을 방지할 핵심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실제 선박 건조 계약 시 필요한 금융권의 지원책 마련도 숙제다.
김재준 군산시장 당선인은 “이번 본계약은 군산 경제의 부활과 조선 생태계 복원을 알리는 가슴 벅찬 이정표”라며, “취임과 동시에 선박 신조의 최대 관문인 선수금환급보증(RG) 문제 해결을 위해 중앙부처와 금융권을 적극 설득하고, 숙련 인력 확보 및 친환경·스마트 조선소 전환에 모든 행정적·정책적 역량을 결집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한편, 제이오션중공업은 대형 조선사인 ‘HJ중공업(옛 한진중공업)’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이 HD현대중공업과 군산조선소 자산양수도 합의를 진행하면서, 이를 전문적으로 운영하고 이끌기 위해 출범한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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