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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경제

아파트 길고양이 갈등…‘쫓아낼까? 공존할까?’

내흥동 급식소 놓고 주민 찬반… 나운동 지하 돌봄공간은 철거

TNR·청결관리 병행 주장 vs 개체수 증가 우려… 주민 갈등 계속

유혜영 기자(gstimes1@naver.com) 2026-08-19 23:55:34



군산지역 아파트 곳곳에서 길고양이 급식과 돌봄을 둘러싼 주민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고양이를 무서워하거나 불편해하는 주민들과 중성화수술(TNR)ㆍ청결관리를 병행하면 공존이 가능하다는 주민들의 주장이 맞서면서다.  


최근 내흥동 신역세권의 한 아파트에서는 분리수거장 바로 옆에 마련된 길고양이 급식소가 갈등의 불씨가 됐다.  


반대 주민들은 매일 이용하는 분리수거장 주변에 고양이가 몰리면서 위생과 안전에 대한 불편이 커지고 있다고 호소한다. 한 주민은 “밤늦게 쓰레기를 버리러 갔다가 고양이가 갑자기 나타나면 무섭다”며 “모든 주민이 이용하는 공간인 만큼 급식소 설치에도 주민들의 동의가 필요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반면 돌봄 측에서는 정해진 장소에서 사료를 주고 주변을 청결하게 관리하면서 TNR을 병행하면 무분별한 먹이주기와 개체 수 증가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나운동의 한 아파트에서는 한 주민이 사비를 들여 사료를 마련하고 중성화수술까지 진행하며 길고양이를 돌봐왔다.


지하 한쪽에는 장판을 깔아 고양이들이 필요할 때 찾아와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주변 청소도 매일 직접 했다. 특히 오랫동안 이곳을 오간 두 마리는 온순한 성격으로 어린이들에게도 친숙한 존재였다.


과거에는 길고양이가 쓰레기통을 뒤지고, 고양이 울음소리를 들은 아이들이 배가 고픈 것으로 생각해 화단 곳곳에 먹이를 갖다 놓으면서 주변이 지저분해지는 일이 있었다. 고양이가 사람을 따라 엘리베이터까지 들어오는 모습도 목격됐다.


이후 단지 내 고양이가 크게 늘었다고 느끼지는 않았다는 게 일부 주민들의 설명이다. 한 주민은 “예전보다 주변이 훨씬 깨끗해졌고, 우리 동네에는 쥐도 없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돌봄공간을 둘러싼 반발도 있었다. 한 입주자대표가 공용공간에 개인이 돌봄공간을 마련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문제를 제기한 데다, 먹이를 주기 때문에 고양이가 단지 안으로 몰리고 개체 수가 늘어난다는 주장도 나오면서 결국 공간은 철거됐다.  


이처럼 길고양이 갈등은 단순히 ‘먹이를 줄 것인가, 말 것인가’의 문제로만 보기 어렵다. 고양이를 무서워하거나 싫어하는 주민에게는 아파트 주변을 돌아다니는 고양이 자체가 불편한 반면, 돌봄 주민들은 정해진 장소에서 급식하고 TNR과 청소를 병행하면 공존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가이드라인을 보면 급식소 설치 시 토지 소유자나 관리주체의 동의를 받고, 주차장이나 통행이 잦은 곳은 피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급식 후 주변 청결관리와 TNR도 권고사항이다.  


다만 가이드라인은 법적 강제력이 없어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곧바로 행정처분이나 형사처벌을 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관리주체가 주민 민원만으로 개인이 설치한 급식소나 돌봄공간을 임의로 철거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공용공간 사용 여부와 관리규약, 시설물 소유관계 등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길고양이를 둘러싼 주민들의 시선은 여전히 엇갈린다. 누군가에게는 돌봄의 대상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주거환경을 불편하게 만드는 존재다. 아파트라는 공동생활 공간에서 반복되는 길고양이 갈등이 어디까지 개인의 선택으로 볼 수 있는지, 또 공용공간의 사용과 관리 문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는 여전히 주민들 사이에 남은 쟁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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