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째 매립이 이어지고 있는 새만금 사업의 새로운 밑그림을 놓고 전문가와 지역 주민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쏟아졌다. 수질 개선과 재원 확보부터 산업·에너지 기반시설, 교통망, 어업인 생계 대책까지 현장에서 제기돼 온 과제가 잇따르면서, 개발 시간표를 2050년에서 2035년으로 앞당기는 이번 기본계획 변경안에 실효성 있는 대책을 함께 담아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졌다.
새만금개발청은 30일 군산새만금컨벤션센터에서 관계부처와 전문가, 시민단체, 지역 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새만금 기본계획 변경안 공청회’를 열고 변경안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이번 공청회는 지난 8월 군산에서 열린 주민설명회가 자료 미비와 주민·시민단체의 반발로 중단된 이후 마련된 자리로, 새만금 개발 방향을 둘러싼 현장의 목소리를 다시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이번 변경안의 핵심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2035년까지 주요 용지의 개발을 앞당기고, 공기업 주도로 매립과 부지조성을 추진하는 데 있다. 기존 기본계획은 2050년까지 240.5㎢를 개발하는 장기계획이었지만, 변경안은 현재까지 매립된 122.3㎢에 남은 47.3㎢를 추가 매립해 2035년까지 총 169.6㎢의 부지조성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기업 수요가 발생할 경우 전략적 유보지의 조성 시기도 앞당길 수 있도록 했다.
공청회에서는 개발계획의 실행력과 함께 환경과 산업 기반을 갖추는 일이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곽동희 전북대 교수는 개발계획의 실행 가능성을 높이는 한편 수질과 생태환경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내부 수위 변화와 배수·펌프시설, 수원 확보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우성 전북바이오융합산업진흥원 실장은 글로벌 푸드밸리가 동아시아 물류허브로 기능하려면 항만과 연계한 수출 물류체계와 기업 지원시설을 조기에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창환 전북대 명예교수는 장기화에 따른 재정 부담과 환경 문제를 짚으며 공사비와 물가 상승을 반영한 재원 마련 방안과 함께 갯벌 매립 최소화, 주변 지역 기존 용지 활용, 해수면 상승에 따른 침수 위험 등을 제안했다.
최종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재생에너지 확대에 앞서 송전망과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전력 기반시설을 확보하고 관계기관 간 사전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민의 에너지 복지와 해저 송전망 구축 방안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다.
이에 대해 관계부처는 상류 오염원 저감과 해수 유통 확대, 농생명용지 활용, 재원 조달과 사업 실행력 등에 대한 질문에 답하며 추진 방향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주민들은 개발계획에 담긴 큰 방향보다 실제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호소했다.
한 어업인은 새만금 외측에서 이어온 한정어업과 관련해 자녀 세대까지 어업을 이어가기 어려운 현실을 지적하며 제도 개선을 요구했고, 다른 주민들은 에너지·산업단지의 공공폐수처리시설과 농생명용지의 농업용수 확보를 요청했다.
스마트팜과 관련해서는 농업용수뿐 아니라 사업장 주소와 도로, 가로등·안전시설 등 기본적인 기반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실제 영농과 사업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부지를 조성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기업과 주민이 실제 정착하고 생활할 수 있는 기반까지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다.
새만금개발청은 이날 공청회에서 나온 전문가와 주민 의견을 검토하고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변경안을 보완한 뒤 새만금위원회 심의를 추진할 계획이다. 새만금 기본계획 변경안은 10월 말까지 확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새만금 관할권을 둘러싼 군산·김제·부안 간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날 공청회에서는 김제·부안 측 참석자들이 각자의 입장에서 의견을 밝히고 지역구 시의원들도 함께 자리한 반면, 군산에서는 시의원과 관계자들의 참석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다. 새만금의 미래 개발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정작 군산이 어떤 목소리를 내고 있는지도 돌아볼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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