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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세계를 만드는 몸

정예지 군산타임즈 대표

군산타임즈()2026-04-07 17:16:49



가끔 특별한 일 없이 괜히 예민한 날이 있습니다. 그런 날이면 매일 기분 좋게 만나던 사람들도 단점만 보여 꼴보기 싫어지고, 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거슬려 감정이 상하기도 합니다. 비단 저만의 경험이 아닐 거라 생각됩니다. 그런데 이러한 현상이 정말 마음이나 기분의 문제일까요?

우리는 감정을 마음의 문제로만 이해하고는 합니다. ‘예민한 사람’이나 ‘감정적인 사람’이라는 프레임이 씌워지는 것도 이 때문이죠. 하지만 실제로 감정은 몸의 상태와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몸이 불편하거나 통증이 있는 상태에서 우리의 신경계는 자연스럽게 위협을 감지하는 모드로 전환됩니다. 이 때 교감신경의 활성도가 높아지고, 호흡은 짧아지며, 근육은 무의식적으로 긴장하게 됩니다. 이런 상태에서는 외부 자극을 더 민감하게 받아들이게 되고, 작은 말 한마디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거나 다른 사람과의 거리를 두려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즉 우리가 흔히 감정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반응들. 짜증, 예민함, 회피 등은 사실 몸이 만들어낸 생리적 상태의 결과일 수 있다는 말이죠. 몸이 편안할 때 우리는 세상을 덜 위협적으로 인식하고, 타인을 더 여유롭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몸이 긴장되어 있을 수록 우리의 세계는 더 좁아지고, 관계 역시 경직됩니다.

실제로 제가 운동을 지도하는 회원 중에, 오랫동안 지속되는 허리 통증 때문에 작은 움직임에도 예민하시고 표정조차 어둡던 분이 계셨습니다. 운동을 하면서 당연하게 있을 수 밖에 없는 자극에도 소스라치게 놀라시니 저 역시 그런 수업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수업이 끝나고 다시 오시길래 뭘 두고 가셨냐 하니 본인의 커피를 사시면서 같이 사셨다며 라떼를 사오신거였어요. 그러고보니 그 회원님은 언제부터인가 자주 웃으시고 눈에 띄게 부드러워지셨더라구요.

이런 변화는 단순히 기분이 좋아졌기 때문이 아니라, 몸의 상태가 달라지면서 신경계의 긴장 수준이 함께 낮아졌기 때문입니다. 통증이 줄고, 움직임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들면 몸은 더 이상 주변을 ‘위협’으로 해석하지 않습니다. 그 때 비로소 사람은 여유를 되찾고, 타인을 향해 열리기 시작합니다.

어쩌면 그 라떼 한 잔은 마음이 좋아져서 생긴 결과라기보다 몸이 편안해지면서 가능해진 변화였을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종종 마음을 바꿔야 관계가 달라진다고 생각하지만 그 시작은 생각보다 훨씬 물리적인 곳, 바로 몸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저는 다정함은 성격이 아니라 상태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누군가를 덜 사랑해서가 아니라 그럴 수 있는 몸의 상태가 아니었던 겁니다. 관계의 시작은 마음에서 시작될지라도 그 관계가 유지되는 것은 몸의 문제입니다.

결국 우리는 몸의 상태만큼 세상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말인데요. 단순히 운동을 하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좋은 것을 보고 들으며, 사랑하는 사람들과 좋은 음식을 먹고, 아름다운 것들을 바라보며 걷는 시간들을 통해 우리는 세상을 조금 더 부드럽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건강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를 바꾸는 일, 바로 웰니스라이프의 시작이 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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