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홍진경씨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행복이란 자려고 누웠을 때 마음에 걸리는 것이 하나도 없는 것’이라고요. 저는 이 말을 듣고 ‘나는 요즘 아무 걱정 없이 잠들었던 날이 언제였을까’하는 생각에 머무르게 되었습니다.
몸을 눕히면 하루의 피로보다 정리되지 않은 생각들이 먼저 떠오르고, 이미 지나간 일이나 아직 오지 않은 일들이 조용한 밤을 채우는 경우가 더 많아진 것은 아닌지. 이미 하루를 열심히 살아낸 우리는 왜 잠드는 순간까지도 무언가를 붙잡으며 살아가게 되었을까요.
우리는 종종 잠에 들지 못하는 이유를 생활습관이나 환경에서 찾습니다. 하지만 조금 더 들여다보면 이 문제는 수면 자체보다 마음을 내려놓지 못하는 상태에 더 가까운 경우가 많습니다. 잠든다는 것은 단순히 눈을 감는 일이 아니라 하루를 멈추고 자신을 잠시 놓아주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는 저 역시 아직 해결하지 못한 문제인데요. 불안은 생각보다 깊이, 조용히 남아있습니다. 크게 드러나는 문제가 아니더라도 계속 신경이 쓰이고, 완전히 끝나지 않은 느낌으로 하루를 이어가게 만듭니다. 이런 상태에서는 몸을 눕혀도 마음이 쉬지 못하고, 마음이 쉬지 못하니 몸 역시 긴장을 내려놓지 못합니다. 아무리 피곤해도 잠들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특히, 잠들기 직전과 같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은 불안함이 최고조에 달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에게 밤은 쉼의 시간이 아니라 오히려 더 많은 생각과 감정을 마주해야 하는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가만히 있는 것이 어려워서 계속 무언가를 듣거나 봐야 하는 이유도 이러한 상태를 견디기 어렵기 때문이겠죠.
이완되지 못한 마음은 몸에 그대로 드러납니다. 몸과 마음이 이완되지 못한 채 보내는 밤은 시간만 채울 뿐. 충분한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앞의 글에서 계속해서 강조했듯. 누군가를 너그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기는커녕, 나 자신에게조차 엄격하고 까다롭게 대할 수밖에 없는 상태가 유지된다는 말입니다.
‘잘 잔다’는 것은 단순히 깊이 잠드는 기술이 아니라,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는 상태라고 정의해봅시다. 모든 것이 완벽하게 정리된 상태가 아니라도, 괜찮지 않은 하루였다고 해도, 그 하루를 그냥 두고 잠시 멈출 수 있어야 합니다. 스스로에게 그 작은 여유를 허락하는 것이 잘 자는 것의 시작이 될겁니다.
‘잘 살기 위해 무언가를 더하는 것보다 덜 하며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 웰니스’라고 했던 것, 기억하시나요? 잘 자는 것 역시 더 많이 노력해서 얻어지는 결과가 아닙니다. 조금 덜 붙잡을 때 비로소 깊은 잠을 잘 수 있습니다.
나의 불안함과 죄책감, 부정적인 감정에게 ‘오늘은 여기까지’라고 선을 그어봅시다. 나머지 일들과 복잡한 생각은 내일의 해가 뜨면 그때 다시 생각해도 충분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모두 잘 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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